나로 선다는 것/책이야기

싸울때마다 투명해진다/

이끼장미.. 2020. 11. 20. 23:38

과제 1. 객관적 글쓰기(책의 주제를 파악하는 글쓰기)

읽은 책을 누군가에게 소개하기.

 

싸움이란 어휘를 처음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싸움하면 흔히 서로 이기기 위해 들이대는 말, , 무기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들이댈 말, , 무기를 지니지 못한 사회적 약자들은, 패할 수밖에 없는 싸움 앞에서 생각한다.

패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싸움에 임할 것인가?

어차피 이기지 못할 싸움, 평온하고 화목한 분위기를 위해 싸움을 포기할 것인가?

 

전자든 후자든 상처는 남는다.

싸움에 임한 약자들은 부족한 말과 힘과 무기를 확인하고 절망할 것이고,

싸움을 포기한 약자들은 강자들의 삶에 기생한 자신에 대한 모멸감에 괴로울 것이다.

 

떠오르는 부정적 감정들을 뒤로 하고 싸움이란 어휘를 다시 본다.

다시 보니 싸움의 새로운 해석에 마음이 간다.

시련, 어려움 따위를 이겨 내려고 애쓰는 과정싸움이라면?

새로운 해석에 기대어 다시 생각한다면 싸워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싸워야 하는 이유와 그 과정 속에 얻게 된 배움과 성장의 기록이 <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1여자라는 본분‘>에서는 여자들의 동의 없이 정해진 의무로서의 본분이 횡횡하고 있는 이 사회에 싸움을 건다. 방송에서,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강요되는 여자의 본분 - 육 아, 가사, 성적 순결, 엄마의 가사노동, 돌봄노동 -에 딴지를 건다. ‘여자로서의 본분에 맞서 싸우며 시련과 어려움 따위를 이겨 내려고 애쓴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투명해지는 진실을 만난다. ‘여자인 나부터 아프지 않고 울지 않는 엄마가 되어, 자식()도 웃게 하는 그런 행복한 엄마들이 많아지는 세상을 만들자며 독자들을 이끈다.

 

<2부 존재라는 물음’>에서는 우리 사회가 존재를 향해 던지는 질문의 편협함에 싸움을 건다.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내세우는 학력, 직업, 성별 이외의 특이적 본질을 찾기 위한 저자의 고군분투를 따라가다보면, 결국 독자에게 남겨지는 질문을 만난다. 모든 것을 벗어 던지고 어떻게 나의 존재를 증명하며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품고 읽다 보면, 삶의 길이보다는 밀도가 중요해진다는 깨달음도 만나게 될 것이다. 밀도 있는 삶을 위해 너무 큰 물음 세워 놓고 내가 작다며 자학하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에 마음 주며 살자는 저자의 이야기를 만나게 될 것이다.

< 3부 사랑이라는 의미’>에서는 결혼도 이혼도 인연의 방편이자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이라고 여기면서도 삶의 관성을 깨지도 못하는 저자 자신에게 싸움을 건다. 일상에서 만나는 금기와 위반의 서사는 사랑, 자유, 욕망, 존엄의 큰 물음앞에 저자를 세운다. 그 물음에 답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 가다 보면, 안전한 삶보다 모험적 사랑에 존재를 던지는 선택을 했던 사랑의 열정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 4부 일이라는 가치’>에서는 명패를 거부하며 자발적 사회적 약자의 삶을 살아가는 저자가 명패가 방패가 되어주는 세상에 싸움을 건다. 돈과 삶을 거래하고 싶은 마음의 갈등을포기하고, 자유하고 성찰하며 살았던 저자의 삶이 펼쳐질 것이다. 그 삶이 아프지만은 않은 이유는, 행위의 과정에서 문제를 터뜨리고 해결해주고 다른 지평이 열리는 것을 만나게 되기 되기 때문이다.

 

무지한 질문에 답해야 하는 약자들에게,

시련과 어려움 따위를 이겨 내려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누구나 지금이 존재의 최선임을 깨닫게 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싸울때마다 투명해진다>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