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나의 10대 뉴스
1. 코타키나발루로 떠난 1월 가족여행
매년 1월은 우리 가족만의 겨울 여행이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시작된 여행은 올해로 5번째 여행이 되었다.
여행의 묘미는 무엇보다 가기전의 설레임이다.
여행지를 선정하고, 준비물을 챙기고, 여행지 문화를 익히는 책을 찾아 읽으며 그렇게 여행을 준비했다.
사실, 여행의 일등공신은 가이드 박, 아이 아빠다.
먼저 방학을 해서 여유가 있기도 했지만, 체력적으로 약하디 약한 내게 방학과 동시에 떠나는 여행은 사실 무리였다.
당시의 나는 서나달째 나을 기미가 없는 구내염부터, 지끈거리는 두통을 달래려 먹었떤 진통제 때문에 위벽은 빨갛게 헐어 있었다. 저녁만 되면 아이보다 먼저 잠드는 날들이 많은 저질 체력......
결국은 마지막 두어달을 버틸 요량으로 한약을 두재 지어 먹고 약의 힘으로 버텼다.
그렇게 버틴 체력이니 여행 준비는 커녕 온전히 두발로 걷고 따라다닐 체력이 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방학은 왔고, 드디어 우리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매 여행마다 함께 입었던 노란 후드티대신 새로운 가족티도 장만했다.
이번 여행지는 코타키나발루 ~
물놀이, 섬투어를 겸한 수상레져, 이슬람 사원 방문, 마리마리 민속촌, 석양빛 예쁜 해변에서의 추억, 반딧불이 투어까지..... 매일 여행후 저녁에는 기절해서 잠이 들만큼 체력적으로 힘이 들긴했지만, 조금 더 늦었더라면 코로나로 여행을 취소할뻔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꿈같은 시간이었다.
2. 배움의 공동체, 마더코칭과 함께한 성장의 시간
- 2020년에도 내 삶의 중심을 잃지 않게 만들어 준 배움의 공동체, 마더코칭과 함께 읽고 썼다.
매달 한권의 책을 읽고, 읽은 내용을 실천하며 내면화하는 시간이 내겐 보람있고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누군가의 엄마로, 아내로, 딸로, 교사로 살아가다보면 어느새 희미해지는 '나'라는 존재,
나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시간으로 오롯이 존재하는 그날을 기다리며 한 달을, 일 년을 보냈다.
나로 살아가는 시간에 대한 갈망을 채우고, 나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우리의 꿀단지 모임~
소중한 배움의 공동체를 이끌어주시는 선생님께 고맙고 함께 해주는 고운 글벗 태린씨에게도 고맙다.
## 2020년 함께 읽고 나눈 책들
1월 아무튼 피트니스, 2월 나는 왜 쓰는가, 3월 그리스인 조르바, 4월 스토너, 5월 웅크린 말들,
6월 어떻게 죽을것인가, 7월 다시 책으로, 8월 비폭력대화, 9월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10월 하버드 학생들은 더 이상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다, 11월 희망의 밥상, 12월 니체, 그 사람을 보라
선생님께서 선정해주신 책을 함께 읽으며 스스로 되돌아보고 질문을 던지는 시간들이 좋다.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적극적 독서로 이어지고,
앎이 깊어지면 실천으로 삶도 변화되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해 본다.
덕분에 2020년의 나는 과거의 나보다 조금씩 성장해 간다.
3. 아티스트 웨이와 함께 한 해
나로 살아가는 시간이 점점 희미해져 갈 즈음, 방학을 맞았다.
나를 찾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던 나는 무작정 아티스트 웨이를 꺼내 읽었다.
이 책이 나에게 어떤 도움을 줄지 잘 알지 못했지만, 삶이 나를 그리 이끌었다.
첫 석달(1~3월)은 혼자서 진행을 해보기로 했다. 책에서 소개한 모닝페이지와 아티스트 웨이를 적극적으로 하진 못했다. 그러나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했던 피아노 레슨을 느닷없이, 시작했다.
4~6월에는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아티스트 웨이 모임에 처음으로 참여해 보았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 업무적으로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이 많은 4월이었는데 말이다. 더 미룰수 없겠다는 절박함 때문이었을거다. 직장에서 느껴지는 중압감, 홀로 두어야 하는 아이에 대한 걱정, 나 자신에 대한 불안이 뒤섞여 힘든 시기였다. 그 시기를 매일 아침모닝페이지를 쓰며, 아웨의 과제들을 하며, 자신을 찾기 위해 치열히 노력하는 타인을 만나며, 견디어 갔다. 온라인 상이었지만 긍정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그런데 열정적인 4~5월이 지나고 6월이 되면서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되었다. 결국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했다는 마음에, 7~9월 아티스트 웨이 온라인 모임을 한번 더 참여했었다.
두번째 온라인 모임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사라져서인지 흥이 나진 않았다. 그러나 열심히 걸어가는 타인들 사이에 어정쩡하게 끼어있는 듯한 나를 발견하는 것이 유쾌하진 않았던것 같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완주했다. 함께했던 얼굴 모를 타인의 격려가 힘이 됨을 배웠다.
10~12월에는 '새로 시작하는 아티스트 웨이'를 혼자 해볼 참이었는데 함께 해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다시 함께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잘 마무리 해보자 다짐했는데, 생각처럼 집중이 잘 되진 않았다. 그래도 모닝페이지를 20여년간 써왔다는 줄리아카메론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모닝페이지를 꾸준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되돌아 생각해보니, 2020년 아웨와 함께했던 한 해였다는 생각이 든다. 부족함이 많지만, 치열하게 내 삶에 대해 고민했고, 노력했고, 실패했고, 다시 시작했다. 마음에 흡족할만큼 완성도 높은 아웨를 진행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 그 과정에서 나는 충분히 강해졌고, 자유를 느꼈고, 앞으로 걸어나갈 힘을 얻었다고 믿는다.
4. 270일의 모닝페이지
아이의 아침 습관을 위해 일찍 깨운 아이의 아침 독서를 돕고, 아침을 준비한다. 가족의 건강을 위한 해독쥬스를 만들고 아이의 아침상을 준비하고 나면 폭탄맞은 주방에 설거지가 한가득이다. 주방 정리하고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하고 옷을 입고 나면 늘 출근시간이 촉박하다. 허겁지겁 아침을 챙겨 출근을 한다.
출근하고 나서도 정신없기는 매한가지다. 올해는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면서 정신없는 상황은 더욱 심해졌다. 그렇게 하루종일 시달리다 퇴근을 한다. 저녁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저녁을 챙기고 아이 과제봐주고 함께 책 조금 읽다보면 금세 밤이된다. 아이보다 먼저 잠드는 날도 하나 둘 늘어간다.
분주한 일상이 반복될수록,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희미해진다. 쓰지 않으면 살 수 없었던 내가, 쓰지 않는 날들이 길어질수록 우울감이 깊어진다. 그런 나를 보살피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때가 2020년 4월 1일이었다.
'모닝페이지를 쓴다는 것'은 쓰는 행위 이상의 의미를 주었다. 엄마로, 아내로, 선생으로 살아가기 전에,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연습을 하는 시간, 내가 나를 온전히 만나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하루 하루 모닝페이지를 써나가며,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늘 걸려 넘어지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더욱 선명히 알게 되었다.
때론 희망에 가득차는 듯 하다가 느닷없이 무의욕의 상태가 오기도 했다. 사막의 황량한 시기를 걸을때에도 묵묵히 썼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때도 많았지만, 그 마음을 써나가며 그렇게 나를 자유로이 풀어놓고 마음껏 방황하게 두었다. 그렇게 걷다보니 조금씩 빛이 보인다. 그 길을 걸어 나오니 풀밭도 보이고 새소리도 들린다. 그렇게 매일 매일 나와 만나며 지금의 내가되었다.
2020년 내가 경험한 크고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들.....
힘들다 생각했던 그 감정들이 지나고 나니 감사하다.
소중한 깨달음으로 나를 이끌어준 고마운 모닝페이지 덕분에 2020년이 행복했다.
5. 아티스트 데이트
아티스트 데이트가 정확히 어떤건지 잘 몰랐는데, 2020년 마음먹고 시도해 보았다.
내가 갖고 싶은것들을 사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놀이를 하나둘 해본다. 내면의 어린 나와 만나는 그 시간이 어색하고 부끄럽고 외롭고 힘들기도 했다.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러 나갔다가 아이와 남편 좋아하는 것들로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날 어찌나 속이 상하던지......
그래도 매주 금요일 시간을 내서 나에게 선물했던 봄날의 설레임은 오롯이 내게 남아 있다.
가장 기억나는 아티스트 데이트는 샤랄라 치마를 입고 플랫 슈즈를 신고 걸었던 산책로와 카페에서의 글쓰기다.
모험과 설레임으로 가득했던 나의 아티스트 데이트~
2021년에도 계속 진행하고 싶다.
6. 피아노 레슨을 시작하다
어린 시절 나는 음악적 재능이 있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만 해도 풍금 반주를 곧잘 했지만, 고학년이 됨녀서는 피아노 레슨을 받은 친구들이 반주를 하게 되었다.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지만 살림살이가 넉넉치 못했던 엄마는, 피아노 대신 주산학원에 보냈다.
슬프진 않았지만 피아노에 대한 갈망은 남아 있었다.
나의 결핍 때문이었을까? 5살 무렵부터 아이의 피아노 레슨을 은근슬쩍 권유했다.
하지만 아이는 11살이 되고서야 엄마 복직과 함께 피아노를 시작했다. 피아노는 싫다더니 너무 즐겁게 잘 다니는 아이를 보며 고마움과 부러움이 교차했다. 특별한 날이면 아이의 피아노 연주가 있어 어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는 아이를 보며 나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갈망이 있음을 느끼곤 했다.
2020년 6학년이 된 딸아이의 마지막 초등학교 시절, 더 늦어지기 전에 시작해야 할것 같았다.
마침 플룻을 배우고 싶다는 아이의 플룻 레슨 상담을 요청하고, 나의 피아노 레슨도 상담을 받았다.
그리고 2020년 2월 나의 첫 피아노 레슨은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피아노 가는날, 아이 손을 잡고 함께 갔다. 설레이는 마음과 함께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어린시절 아이의 첫 배움길을 함께해주었던 엄마를, 이번에는 아이가 엄마손을 잡아주었다. 아이와 함께여서 엄마도 더 용기낼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피아노, 너무 바쁜날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가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일년의 레슨 덕분에 아이에게 불러주던 동요도 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친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남몰래 찍어낸 눈물도 많다. 그렇게 나는 피아노를 치며 어린시절의 나도 만나고, 아이의 어린시절을 만나며 소중한 시간을 경험했다. 음악이 주는 위로와 감동은 나를 더욱 충만하게 해주었다. 예술이 삶에 필요한 이유를 조금은 깨달은 한해, 행복한 시간이었다.
7. 변화의 중심에서, 원격수업을 선도하다
코로나 19로 급격히 변화한 학교, 그 변화를 따라가기도 버거운 상황에 덜컥 원격수업 선도 학교 지정에 담당 부장이 되었다. 나 하나면 어떻게든 배워보겠는데, 학교를 선도하는 대표 교사가 되니 부담감이 너무 컸다. 잘 해낼 자신은 없었지만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열심히 했다. 내가 지닌 강점은 '열정'과 '진정성'이라고 믿었고, 강점을 활용해 앞으로 걸어갔다. 부족함은 다른 선생님들께 배우며 그렇게 한 발 한발 내 듣어, 한해를 잘 마무리 했다.
나 하나의 수업개선을 위한 노력과 학교 전체를 이끌어 가는 것은 분명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힘들었지만 올 한해 했던 값진 경험 덕분에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 나갈 자신감이 생겼다.
모든것을 완벽하게 다 알수는 없다. 모르는 것은 배워가며 그렇게 내가되어가야 겠다.
내가 잘할 수 있는것에 집중하고, 부족함은 배워가고 채워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잊지 않는 내가 되고 싶다.
8. 코로나에도 도전했던 사회참여활동
온라인 수업으로 '사회참여활동'이 가능할까? 고민하다가 1학기는 지나갔다.
예전에 도움을 받았던 선생님들께 연락해 보았지만, 온라인 상황이라 포기한 상태......
2학기를 준비하며 온라인 수업과 등교 수업에 맞게 '사회참여활동' 수업을 구상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처음 만나는 날, 나의 계획을 이야기 하고 함께할 아이들을 설득했다.
온라인으로 사회참여 방법론을 배웠고, 등교했을때 모둠 구성을 했다.
다시 온라인이 되면 개인 활동 계획을 세우도록 했고, 등교해서는 모둠 활동을 독려했다.
코로나로 모둠 활동이 전무했던 아이들, 오랜만에 하는 모둠활동에 즐겁게 참여했다.
다행히 2학기 중간에는 코로나가 소강상태라 2주 등교 1주 온라인이라, 그 시기를 집중 활용했다.
그리고 마지막 발표만을 남겨 두었는데, 급작스레 온라인수업으로 전환되어 위기가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흔들리지 않고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마쳤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했을 그 엄청난 일을, 아이들이 함께여서 가능했다.
'코로나 시대에 모둠으로 하는 사회참여활동이 가능할까?' 여겼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해나가자 믿고,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믿고 따라와준 아이들이 고맙고, 도와준 선생님들도 고맙다.
그렇게 우리는 코로나 시대에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
9. 글쓰기 열정, 다시 불사르다
- 블로그 시작 / 글쓰기 코칭 / 매일 글쓰기 도전 (석달 완주)
복직 이후 삶이 바빠서, 적응하느라 글쓰기를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오랜 시간 안쓰다보니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일었다. 쓰고 싶은데 글이 써지지 않는 나를 견디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쓰는 내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아티스트 웨이를 시작해 보았다. 하지만 글쓰기로 연결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그런 나를 위해 김유진 선생님께서 열어주셨던 글쓰기 코칭 프로그램도 참여해 보았지만, 두어번 쓰다가 말기를 반복했다. 더 늦어지기 전에 나의 상황을 개선하고 싶어 많은 노력을 했다. 블로그를 다시 열어 시작했고, 매일 글쓰기 프로그램에도 등록해 석달을 함께 했다. 원래 계획은 새로운 글을 매일 써보자였는데, 그러지 못했다. 대신 과거의 글들을 정리해 블로그에 올리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결과적으로보면 만족스럽지 않을지 모르지만, 글쓰기 열정을 위해 노력했던 나를 격려해 주고 싶다.
10. 안하던 짓 해보기 향연~
2020년, 과거의 내가 안해보던 것들에 조금씩 용기내어 도전해 보았다.
대략 이런 것들이다.
- 샤랄라 치마와 플랫슈즈 신기
- 형소 잘 안입던 패션 코드에 도전하기
- 만화책 쌓아 놓고 읽기
- 피아노 레슨 도전하기
- 색연필과 수채도구 사서 그림 그려보기
- 땅에 글씨 써서 마음 다잡기
- 혼자서 아티스트 데이트 하기
- 새로운 업무에 도전하기
-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관계 형성하기
- 멋진 휘트니스복 입고 홈트하기
- 드라마 몰아서 정주행 하기
- 좋아하는 색깔(핑크)에 의미 부여하고 소품들로 책상 꾸미기
- 좋아하는 향수를 뿌리며 매일 아침 행복의 마법을 걸기
- 머리 스타일 바꾸기
안하던 것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고 좋았다.
2021년에도 새로운 나를 많이 만나야 겠다.
나의 2020년이 지나고, 2021년이 밝았다.
그 순간을 거어올때 깨닫지 못한 것들이 지나고 나니 선명해진다.
삶은 어느 한 순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어떤 순간이 오더라도 충분히 느끼고 감사히 여기고 한걸음 더 내디는 내가 될 수 있기를.....
'삶은 하나의 모험이거나 아무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