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빵이 뭐길래
딩동~ 엄마에게 카톡이 왔다.
딸~ 건빵 다 먹은지 몇일 되는데,
얄미워서 말 안하려고 했는데,
멍청히 있는거 보니 또 마음이 안좋아.
건빵 주문해 줘 엄마가 돈 줄께.
어제 아빠와 한바탕 사랑 싸움이후 냉전이라며 하소연 하시더니,
오늘은 또 아빠 걱정을 하며 건빵 주문을 부탁하신다.
알겠다고 답장을 보내고 건빵 주문 담당, 남편에게 부탁했다.
- 고마워. 돈은 미안한데 얼마야?
- 박서방이 보냈어요. 맛있게 드세요.
- 고마워. 박서방에게 고맙다고 전해줘.
- 네~^^
건빵 한상자 보내달라 부탁하시는데도 뭐 그리 미안함이 많을까 싶은데,
엄마는 내내 미안하다고 했다.
오빠는 한번을 안보내는데, 박서방에게 너무 염치가 없다고도 했다.
건빵 한상자에 염치까지 이야기 하는 엄마 앞에서 그게 무슨 말이냐고 이야기 했지만,
엄마의 그 마음이 너무나 이해가 된다.
부모로서 언제나 큰 버팀목이 되어 주고 싶었던 바램,
자식에게 절대 피해주고 싶지 않은 마음,
그러사 세월은 흐르고 부모님은 노쇠해지고 마음도 약해진다.
너무나 빠른 세상의 흐름에 따라가는 것도 버겁고,
셈에 능하고 야멸찬 사람들 사이에서 속지 않고 살아가는 것도 힘들다.
그 힘겨움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큰 부자는 아니더라도,
부모님 건빵 한상자는 보내드릴 수 있는데도,
그 보잘것 없는 건빵 한상자에 저리 서성거리게 만들었구나 싶어 목이 메인다.
다음주터는 먼저 말씀하시게 하지 말고, 미리 챙겨서 보내드려야지 생각했다.
퇴근길에 남편과 통화를 했다.
건빵 한상자와 검은콩 한상자를 주문했다길래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엄마 이야기를 전하니 오랜만에 사위 노릇한것처럼 뿌듯해 하는 고운 남편~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