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며 사는 삶/기록하고 기억하기

어린시절의 꿈, 교사가 되기까지 그리고 그 후

이끼장미.. 2021. 1. 17. 00:44

학교에서 나고 자란 나의 꿈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한번도 흔들린 적 없었던 꿈이기도 했다. 

그저 막연하게 꿈꾸던 그것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시작한 것은, 1학년 2학기 10월 무렵부터 였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유지되던 성적이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결과를 받아들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러다가 내가 원하는 선생님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다. 

점심시간이 아까워 3교시 마치고 점심을 미리 먹었고, 점심시간이 시작되면 학교 도서실에 가서 공부를 했다. 

야자를 마친 후에는 독서실에 가서 12시까지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미친듯이 공부를 했고, 나는 '사범대학'에 진학을 했다.

 

당시 사범대는 졸업후에도 임용되는 숫자가 워낙에 적어 범대라 불리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별다른 고민없이 사범대에 진학했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선생님'이 되기 위해 사범대 진학은 너무나 당연했으니까......

 

교사가 되기 위해 사범대를 진학했으니, 1학년때부터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다. 대학 1학년이라 놀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는 교사가 되기 위한 모든 배움에 기쁘게 참여했다. 매시간 가장 앞에 자리 잡고 앉아 열심히 수업을 들었고, 수업을 마치고 나면 교재를 읽고 강의 내용을 정리해 나만의 노트를 만들었다. 과제가 있으면 정성을 다해 자료를 찾고 레포트를 작성했고, 제출기일을 넘긴적은 한번도 없었다. 덕분에 나의 노튼 시험기간이면 사대 친구들에겐 복사를 청하는 0순위 노트가 될만큼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나는 4년 내내 과수석을 했고, 그 결과 전체 수석으로 졸업을 했다.

 

 대학에 입학하고 보니, 사대임에도 임용고시 대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선배가 더 많았다. 워낙에 적은 수를 뽑다보니 경쟁이 치열했고, 합격률은 저조했다. 그나마도 현역으로 바로 임용되는 경우는 드물었고, 재수를 해야 합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조금 더 일찍 공부를 시작하면 되겠지'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2학년 겨울방학부터는 임용고시 준비를 위해 방학 기간에 서울 노량진으로 공부를 하러 다녔다. 

토요일이면 교육학 수업을 듣기 위해 기차를 타고 노량진으로 향했고, 외삼촌 댁에서 하루를 지낸후 일요일 오전 수업을 듣고 춘천으로 향했다. 학원에서 수업을 들을때도 앞자리에 앉기 위해 몇시간 전부터 가서 줄을 섰고, 수업도 열심히 들었다. 오고가는 길이 피곤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내가 원하는 미래를 위한 공부라 기쁘게 해나갈 수 있었다. 일요일에 춘천에 도착하면 바로 도서관에 가서 주말에 수업 들은 내용을 복습하며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본격 공부를 시작하면서는 매일 아침 도서관 문이 열리기전에 가서 줄을 섰다. 도서관 문이 열리면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맡고 공부를 했다. 전공과목과 교육학 공부를 하면서도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닌, 임용된 후에 아이들과 만날 모습을 생생히 그리며 열심히 공부했다. 임용고시 날짜가 가까워지면서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져 제대로 앉아 있기가 힘들만큼 온갖 스트레스성 질환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한 덕분에 나는 졸업과 동시에 임용고시에 합격을 하고 교단에 서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감사하고 벅차오르는 순간이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재수를 각오하고 했던 공부였기에 합격 소식을 듣고도 너무 감격스러웠다.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겐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다른 길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쉽지 않은 길이며, 그렇다면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꿈꾸는 것이 더욱 값진 일이라 믿었다. 

그리고 혹여나 실패한다 하더라도 다시 도전해서 나는 꼭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합격 소식을 듣는데 너무 기쁘고 감개무량했다. 

 

어린시절부터 꿈꾸던 교사가 된 나, 교사가 되고 지금까지 걸어오며 행복했다. 

아이들을 만나 그들의 성장을 돕는 일이 즐겁다. 더불어 그들과 함께 성장해가는 나를 발견하는 기쁨이 크다. 

10년 전부터 나는, 사회 교사로 '청소년 사회 참여 활동' 지도에 나의 에너지를 쓰고 있다.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몰라 막막함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나의 부족함을 아이들이 채워주고 있다.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이끌어 줄 수 있을까?

'청소년 사회참여활동'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기는 할까?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를 믿고 한발 앞으로 내딛는 것이다. 

그렇게 현실로 한발 내딛으며 부딪치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경험이 쌓이고 새로운 내가 될 수 있음을 배웠다. 

 

'청소년 사회참여활동'을 지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교사 연구년에 지원, 합격하여 

1년간 연구년을 보냈고(2014년), 석사 논문을 썼다.(2015.2월)

그 후 4년의 휴직후 돌아온 일터에서 3년째 청소년 사회참여활동을 지도했으며, 

앞으로도 나의 '청소년 사회참여활동'지도는 계속될 것이다. 

그렇게 10년정도 지도 경험을 쌓으면 그동안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박사 논문을 써볼까 한다. 

경험을 통해 쌓아올린 아이들의 성장의 기록은 값진 연구가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