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성찰] 3대 뉴스
[2020년 2월 성찰] 3대 뉴스
뭇 사람들에게 1월은 새해의 시작이지만, 저에게는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장거리 달리기 레이스입니다. 결승전을 목전에 둔 지점이라 목도 마르고, 다리는 근육통이 일고, 숨도 가파옵니다. 저 결승점만 통과하면, 해야 하는 일들 때문에 미뤄 둔 하고 싶은 일들로 일상을 채워가리라 다짐도 해 봅니다. 그런 설레임과 다짐 속에 방학을 맞고 휴식기를 보내며 1월을 보냈습니다.
휴식기를 가졌던 1월을 보내고 2월을 맞이하며, 새로운 시작을 해 보리라 다짐을 하다 보니, 1년 전 이맘때 생각이 났어요. 수없이 다짐했던 그때에는 변화로 이어질 만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던 저를 발견했던 거지요. 2020년 마흔여섯이 되고 나니, 이제 더이상 뒤로 미룰 수 없겠다는 조급함이 들었어요.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했던 마흔이 너무 아팠던 기억, 지천명의 쉰이 되기 전에 조금씩 준비해야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 어디 쉬운가요. 흘려보낸 과거에 대한 후회는 어떻구요. 그러다 보면 늘 얻게 되는 깨달음,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자는 결론에 이릅니다.
그렇게 2월은 하고 싶은 일들에 마음을 쓰고 일상을 재배치하기 위한 연습을 하며 보냈습니다. 2월을 걸어오며 가슴속에 아로 새겨진 단어들을 나열해 봅니다.
#2020년 두 번째 글쓰기수업 「나는 왜 쓰는가」, #아티스트 데이트와 모닝페이지, #피아노 배우기, #색연필과 컬러링북, #소중한 글벗들과의 만남, #필명 고민, #블로깅 연습 # 내생애 첫책쓰기 재도전 # 거절을 연습하다
1. 피아노 레슨 시작하기
- 저의 오랜 버킷리스트중의 하나였던 피아노 레슨을 드디어 시작했어요. 진작에 시작할 것을 왜 그리 망설였는지 모를 만큼 제 삶에 활력소가 되었어요.
어린 시절의 저는 풍금을 아주 잘 쳤어요. 음악적 재능이 있었는지, 선생님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솜씨로 저학년까지는 음악 시간에 반주도 했어요. 음악 시간이면 풍금을 옮겨와 반주하며 노래 연습하던 어린 시절 생각이 나요. 그랬던 제가 풍금 앞에 앉지 못하게 된 건 고학년이 되면서부터였어요. 피아노를 배우는 친구에게 반주 자리를 내어주는데 기분이 유쾌하진 않았어요. ‘피아노 학원에 다니고 싶다는 나의 말을 눈물로 삼켰을 친정 엄마 생각도 났어요. 제가 경험했던 첫 결핍의 기억이에요.
피아노 가방을 메고 학원에 가는 녀석의 뒷모습을 보며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어요. 아이에게 피아노를 사주며 ‘나도 언젠가는 꼭 배워서 피아노를 쳐야지’ 생각했는데, 그 시작을 드디어 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요. 피아노를 배우며 어린 시절의 저도 만나고, 아직도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친정엄마도 만나고, 즐겁게 배우고 있는 딸아이도 만나요. 피아노 배우며 위로도 받고 이해도 하며 그렇게 일상을 살아갑니다.
2. 미덕의 덫에서 벗어나는 한걸음, 거절
- 4년의 휴직 후 복직한 일터에서 제법 무거운 책임을 맡았어요. 진학지도와 생활지도의 두 마리 토끼를 놓쳐서는 안되는 중요한 자리, 힘들긴 했지만 그 버거움이 싫지는 않았어요. 아직은 제 자신이 꽤 쓸만하다는 자신감,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남아 있다는 안도감, 본성보다 좋아 보이게 하는 만족감,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지향적인 마음, 그 마음들 때문에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일했나봐요. 그러다 번아웃이 되겠구나 느끼기 시작한 건 지난해 여름이었어요. 한번 염증이 나면 회복이 더디고, 진통제 없이는 잠을 잘 수가 없고, 일상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날들이 지속되면서 마음이 더 힘들어졌어요.
현재를 소진해 가는 삶 뒤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서게 될까? 두려웠어요. 그 두려움을 직면해 멋지게 당당하게 헤쳐나가기 위해서라도 용기를 내야 했어요.
타인의 기대에 내 삶을 맞추지 말고, 내가 원하는 길을 걸어가기, 그 시작이 ‘거절’이라는 것을 배웠어요. 그렇게 ‘거절’을 하고, 저는 올해 다른 업무를 맡았어요. 만만해 보이는 일은 아니지만, 또 도전해 가야겠죠. 새로운 시작을 앞둔 설레이기도 해요.
3. 좋은 사람, 좋은 책과의 만남 - 2020년 두 번째 마더코칭, 「나는 왜 쓰는가」
- 2020년의 글쓰기 수업 두 번째 책 「나는 왜 쓰는가」와 함께했던 한 달이었어요. 조지오웰의 에세이를 읽으며 생각과 삶과 글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 이 사람에 대해 경외하는 마음이 일었구요,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는 소망을 품기도 했어요.
여전히 ‘나는 왜 쓰는가’의 질문앞에 머뭇거리는 저에게,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에 조금 편안한 마음이 되었어요. ‘왜 쓰는가’의 질문을 던지기엔 너무 깊이 들어온 지금, 이젠 무엇을 쓸지 누구를 위해 쓸지에 대해 질문하며 걸어야겠어요.
2월이 가기전에 T-story에 블로그를 열었어요. 어떤 글로 채워갈지에 대한 고민보다 블로그명, 필명 때문에 망설이다 흘려보낸 지난 시간들이 부끄럽네요. 다가올 3월은 무엇을 쓸지에 답하며 걸어가는 한달이 되고 싶어요.
## 3월의 기대 ##
코로나로 들썩거리는 요즘, 새학기 일정이 미뤄지면서 시작이 지연되는 느낌이 들어요.
쉼표의 의미를 소중히 여기고, 여유로움속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지 않는 시간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