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다는 것/놀이밥 마중(2021)

2021.01.08(금)-딸아이의 졸업식

이끼장미.. 2021. 1. 23. 12:09

오늘은 루시의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는 날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졸업식이라 잘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그래도 어김없이 졸업식 날짜는 다가온다. 

졸업전 학교도 제대로 못가고 친구들도 선생님도 만나지 못해

얼마나 서운하고 서운할까?

엄마 마음이 이런데 아이는 오죽할까 싶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그런 녀석을 위해 졸업파티 용품을 준비하고, 비대면 졸업식에 맞게 장식을 했다.

커다란 천으로 배경을 만들고 풍선을 불고, 꽃을 달고, 풍선장식도 해주었다.

그렇게 아이의 졸업식이 시작되었다. 

 

아이들 대표로 루시가 편지를 낭송해 주었다. 

아이의 편지를 듣는데 눈물이 나는걸 참느라 애를 썼다. 

 

졸업식날까지 절대 개봉금지라고 주셨던 졸업선물 박스를 고이 숨겨둔 아이는, 

선생님 말씀과 함께 그때서야 개봉을 했다. 그리고는  

그 안에 들어있는 편지와 장미꽃을 부모님께 선물해 주었다. 

 

다음은 아이의 편지에 대한 부모님 답장을 읽어줄 차례......

편지를 써야지 하면서 미뤄두었다가 어제 아이가 잠든 후에야 겨우 적었다. 

미리 써야지 생각했는데 생각만 해도 눈물을 나서 미뤄두다보니 벌써 졸업식이 코앞이다. 

눈물을 한참이나 닦아내고서야 마무리 한 편지를 퉁퉁 부은 눈으로 읽어본다. 

다행히 연습할때와 달리 담담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그런데 옆에 있던 녀석이 엉엉 울기 시작한다.

연습할때 눈물이 나서 울먹거리는 엄마를 보고 아무렇지 않아 하던 녀석이었는데 말이다.

참았던 눈물이 터질새라 얼른 편지 읽기를 마무리하고 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그렇게 아쉬운 졸업식을 마쳤다.

비대면 졸업식이긴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러 함께 다녀왔다. 

온라인 기간동안 돌봄교실에 다닌 아이는 매일 등교를 했다. 

그때마다 반갑게 맞아쥣고 챙겨주셨던 담임선생님을 보니, 

아이의 울음보가 터졌고 엄마도 함께 눈시울이 뜨겨워졌다. 

감사 인사를 드리고, 어제 저녁 정성스레 준비한 선물과 편지를 선생님께 드렸다. 

 

그리고 4학년때 선생님께도 인사를 드렸다. 

엄마 복직하고 가장 감정적으로 힘들어 할때 많이 안아주고 품어주셨던 선생님이라

아이가 참 많이 좋아하고 따랐다. 꼭 안아주며 내년에도 놀러오라고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선생님을 뵈니 감사했다. 아이가 학교다니며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나 사랑을 듬뿍받고 지냈구나 싶어 감사했다. 

 

그리고는 포토존에 와서 아빠와 할머니를 만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입학식날 사진 찍었던 곳에서 졸업식날에도 사진 하나 찍어 두었다. 

 

함께 못한 친정 엄마와 아빠의 애달픈 마음이 생각나서 점심 먹을때 전화를 걸었다. 

무사히 잘 마쳤노라고 소식을 전하니 미안하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마음을 알기에 자꾸만 마음이 뜨거워진다. 

 

점심먹고 조금 있다가 친구와 사진찍기로 약속해 다시 학교에 갔다.

사진을 찍고 친구를 만나 한참을 놀았다. 

눈쌓인 운동장에 선생님들께서 적어주신 축졸업 ♡ 옆에

진아쌤 사랑해요를 적고 선생님께 달려가는 아이들......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고 마지막 정을 나누느라 아쉬운 녀석들, 

시간 가는줄 모르고 놀았나보다. 

그래도 아쉬운 녀석들은 저녁 7시 30분부터 ZOOM으로 만나 졸업파티를 했다. 

방소개도 하고, 함께 앨범 보며 이야기 나누고,

얼마나 까르르 까르르 웃음짓는지, 

만나서 함께 놀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내 아쉽기만 하다. 

코로나 물러가거든 파자마 파티 하자고 약속했다길래,  

엄마도 약속해주었다. 

 

아이는 까르르 거리며 노는데 엄마 마음은 왜 이리 울컥거리는가 모르겠다.

자꾸만 눈물이 나네...

 

부모로서 최선을 다해 키우려 노력은 했지만 지나고 나니 후회되는 일만 생각난다.

더 사랑해줄걸, 더 안아줄걸, 시간을 내서 함께 있어줄걸, 아쉬움이 든다.

 

부족함이 많았던 엄마였는데, 밝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고맙구나.

앞으로 함께하는 날들 엄마가 더 많이 사랑할께. 

여은아 졸업을 축하하고, 

너의 꿈을 응원할께.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