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장미.. 2021. 4. 3. 07:39

2021.04.03. 7:10 13일차 시작

 

딸아이에게 연락이 왔다.  

하교하면 늘상 오는 문자라 그렇겠지 생각하고 문자 확인을 바로 하지 못했다 

급한 일들 정리해두고 짬을 내서 문자를 확인했다. 

 

- 엄마 학교 끝았어. 

- 나 발명대회 시대회 나가게 됐어 ㅎ

- 그리고 오늘 학교에서 누구 다치게했어. 그 민초 월욜에 사주겠다고 한 친구 있잔하. 

- 랜덤게임하다가 흥분해서 막 과격하게 장난치다가 안경 쳐서 안경콧대 부러지고 이마에 상처 쫌나고....ㅠㅠㅠㅠㅠㅠ

- 선생님하고 이야기해서 다풀긴 했고 친구도 괜찮다고 하긴 했어.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 안경이 부러지고 상처를 냈다는 문자에 깜짝 놀라서.

아이는 울먹거리며 이야기를 한다. 

 

아이를 진정시키고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라고 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점심 먹고 반 친구들이 함께 모여 앉아 랜덤 게임을 했다고 한다. 

놀이하다가 친구의 발을 발로 치려고 했는데 잘못해서 얼굴을 향하게 되고, 

그  덕분에 친구의 안경을 치게 되었나보다. 그래서 얼굴에 상처가 조금 났다고 했다. 

그래서 그 친구와 딸아이 친구들이 함께 교무실에 가서 밴드를 붙여 달라고 했단다. 

그리고는 선생님이 알게 되셔서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사과하고 잘 풀긴 했단다. 

 

안경 콧대가 부러지고 상처가 났다는 문자에 다툼이 생겼던 건 아닌가 싶어 걱정했는데,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그때서야 친구를 다치게 해서 놀랐을 녀석을 다독여주지 못한 것이 생각났다.

 

- 친구를 다치게 해서 루시도 많이 놀랐겠구나. 

- 응....

 

- 다음부터는 놀때 흥분하지 말고, 사이좋게 잘 놀아야 해. 알았지?

- 응. 그렇게 할께.  

 

- 친구에게 사과는 했니?

- 응. 미안하다고 했어. 그리고 친구도 괜찮다고 했구...

 

- 그랬구나. 엄마가 옆에 있었으면 우리 루시 안아주고 위로해 줄텐데 엄마도 속상하네...

  엄마가 저녁에 가서 안아줄께....

- 응. 고마워 엄마. 

 

- 그래. 그리고 엄마가 선생님께 연락드리고 친구 부모님께도 연락할께. 

  사과도 하고, 친구 안경도 새로 해줘야 하니까..... 

  그러니 루시도 진정하고 피아노 잘 다녀와. 

- 응. 엄마. 

 

어릴 때도 늘상 놀이할때는 흥분을 해서 다치곤 하던 녀석이었다. 

친구 생일파티에 가서 놀다가 손가락 골절이 생기기도 하고, 

킥복싱 다니다가 흥분해서 또 다시 손가락 골절,

놀다가 넘어져서 나는 크고 작은 상처가 나곤해서 엄마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 

다른 친구를 다치게 했다니 이 또한 미안하고 속상한 일이기도 하다. 

 

다음 시간 수업이 있어 아빠에게 연락해두고, 

담임 선생님과 친구 아빠와 통화를 했다고 한다. 

선생님께서도 다친 친구보다는 루시가 놀라서 울었던 것을 걱정하고, 

친구 아빠도 친구들끼리 놀다보면 그럴수 있는거라고 이해해 주셨다며,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는 경미한 일인것 같아 다행이었다. 

 

그래도 이번 일을 계기로 루시가 놀이할때, 

친구들과 조금 더 조심하고 사이좋게 놀 수 있도록, 

이야기 많이 해줘야겠다. 

 

저녁에 퇴근해 와서 안아주고 다독여 주려 했는데, 

오늘 하루종일 머리가 아팠던 엄마는 퇴근길에 병원에 다녀왔다. 

저녁 함께 먹으며 다독여 주고 다음부터는 조심하며 놀기로 약속했다. 

 

이렇게 또 아이를 조금씩 성장시켜 줄거라 믿어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