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은 것들에 대하여
2021.05.26
이번주는 내가 만나는 1학년과 3학년을 모두 학교에서 만날 수 있는 귀한 주이다.
확진자 발생이후 처음으로 2/3 등교를 시작했다.
인근의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 자가격리중인 형제 자매들이 있어
교실에 가보면 군데 군데 비어있는 자리가 있다. 그 아이들은 길고 긴 관계의 공백을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 애가 탄다.
요즘 수시로 펼쳐서 읽는책이다.
코로나로 학습 공백에 대한 걱정어린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기초학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쏟아지고, 학교에서도 그런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구안하고 실행하기 위해 분주하다. 작년부터 여기에 더해 감정적 지지와 격려를 위한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끼고 '사제친친'이란 프로그램을 운영중이었는데, 역시나 필요했던 선택임을 알았다.
우리들이 놓치고 있던 아이들의 마음을 하나 하나 읽으며 포스트잇을 붙여본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노랗게 물든 책 기둥을 본다. 수업을 하다 말고 문득 아이들에게 말했다.
- 애들아 요즘 선생님이 읽고 있는 책이야. 이 책을 읽으며 너희들이 잃어버린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공부하고 있어.
- 선생님 책 제목이 뭐예요?
- 응. < 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은 것들 > 이야. 너희가 잃어버린것들에 대해 읽었는데 생각해보니, 정말 많은 것 같아. 요즘 선생님이 출근길에 보면 장미가 한창이더라. 장미가 필때면 생각나는 행사가 뭐 있니?
선생님 질문에 아이들은 열심히 대답을 한다. 누구는 체험학습을 말했고, 누구는 체육대회를 말한다. 중학교에와서 그런 경험을 해보지 못한 1학년들은 눈만 말똥말똥 뜨고 선생님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