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친다는 것/가르친다는 것

두근두근, 나의 첫 실시간 쌍방향 수업

이끼장미.. 2020. 9. 29. 23:24

제대로 준비된 건 하나도 없지만, 

'일단 도전해보자'는 마음 하나로 일을 저질렀다. 

오늘, 아이들과의 첫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시작하기로 한 날이다. 

전날 밤부터 어찌나 가슴이 두근거리던지, 잠도 잘 오지 않았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하나만으로도 버거운 월요일 아침, 

교통 지도에 부장 회의까지 겹쳐 아침에 차분히 준비할 여유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어찌나 성실하게 째깍째깍 잘도 흐르는지,

드디어 아이들과의 첫 실시간 수업 시간이다. 

 

 10분전부터 온라인 클래스를 열어두고, 아이들을 맞이했다. 

접속이 잘 안되면 어쩌나 긴장하고 들어왔을 아이들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내고,

실시간 수업 규칙을 안내한다. 아이들도 첫 실시간 수업이라 이래 저래 걱정이 많았을거다.

그래도 아이들은 아이들이라 새로운 수업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등교 수업할 때 연습을 해보았지만, 혼자하려니 잘 안되는 아이들도 있어,

첫 수업은 조금 기다려주기로 했다. 기다리며 못 들어온 아이들 출석 체크를 하고 

담임 선생님들께 도움을 요청한 후, 실시간 첫 수업 시작이다. 

 

이야기 소리는 제대로 들리는지, 공유화면은 잘 보이는지, 

보여주는 수업영상 접속 상황은 적절한지 살피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수업 중간 중간 이해를 돕는 영상이 아니었다면, 출석체크 할 틈도 없었을테고, 

체크한 녀석들 연락하고 수업 들어오게 도와준 담임샘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원활히 진행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을 클래스로 초대해 아이들을 함께 봐주십사 부탁을 드렸다. 

흔쾌히 함께 해주시고 아이들 출석 독려를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중간중간 소리가 끊어진다는 아이, 화면이 안보인다는 아이들 질문에

답도 함께 해주셔서, 나는 교과 지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수업 마치고 아이들에게 '첫 실시간 수업 한줄평 남기기' 미션을 주었다. 

'색다르고 신기했어요, 재미 있었었요. 실시간이라 더 좋았어요'

긍정의 댓글이 채팅창을 가득 메운다.

 

실시간 수업 마치고 클래스룸을 나가지 않고 있는 녀석들과는 마이크 켜고 화면 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궁금한게 많고, 나는 나대로 궁금한 게 많다.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미처 다 하지 못한 과제를 물었고,  

나는 수업할 때 목소리는 잘 들렸는지, 공유해 주는 화면은 잘 보이는지, 영상은 끊어지지 않고

잘 들리고 보이는지, 느낌은 어땠는지를 물었다.

아이들도 새로운 수업 시도라 색다르고 신선하게 느껴졌고, 

무엇보다 모르는 것을 질문해 볼 수 있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니 그래도 시도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이틀동안 여덟반 아이들을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모두 만났다. 

우리의 일상이었던 교실에서의 대면 수업이 이렇게 간절해 질 줄은 미쳐 몰랐다.

그래도 이렇게 실시간으로 만나 함께 수업하고 호흡 맞추어 나가고 있다는 것, 

그 사실을 확인하고 나니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져 좋았다. 

아이들고 그리고 나도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라 조금 힘들긴 했지만, 

진행해 나가면서 해결해 보아야 겠다. 

 

올 한해는 어떠한 시행착오가 생기더라도 충분히 시도하고 도전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새로운 도전, 적극적인 시도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해 보아야 겠다.  

당분간은 실시간 접속 및 수업 진행에 적응하도록 진행하고, 

조금씩 진행되면 온라인 모둠 수업도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