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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에 책 3,000권을 읽어봤더니나로 선다는 것/책이야기 2020. 12. 26. 21:41
책 3000권을 읽은 사람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책을 선택했고 읽었다. 나와 다른 책을 읽고 경험을 했던 저자의 삶의 이력을 이해하는 것이 저서를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
20대의 나이에 3000권의 독서를 했던 계기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 속에 발견한 사실은 ‘질문’이었다. 딱히 내세울 만큼의 돈이나 외모, 학벌 같은 것들이 없던 저자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였다.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들(학생회장 출마, 독서)을 통해 저자는 스스로의 길을 찾았고, 그 길에 대한 결과물을 독자들에게 내 놓은 것이었다.
저자의 이야기에 나의 삶을 비추어 본다.
엄마가 되기 전에 나의 삶은 질문을 던지지 못했던 삶이었다.
질문을 던지기 전에 모든 것이 충족되었으니까... 풍족하진 않았지만 사랑 많은 부모님께 애정 충만한 유년시절을 보냈고, 놀이밥도 원 없이 먹었고, 꿈을 품었고, 그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그 꿈을 이루었고, 스무 살에 만난 첫사랑과 10년을 사랑하고 결혼도 했으니까.... 그랬던 내 삶에 ‘아이’가 등장한 이후 모든 것이 흔들렸다.
이제까지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이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처음엔 미처 깨닫지 못했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나에겐 친정엄마가 계셨고, 시어머니가 계셨으니까...
그 분들의 도움으로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삶도 꽤 행복했다고 느꼈으니까...
내 행복의 완벽한 그림이 더욱 갖추어지는 느낌이 들었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한치앞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도움을 주셨던 친정 엄마, 시어머니 두 분의 건강악화로 더 이상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아이의 엄마로서 온전히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던 엄마는 두려웠고, 아이는 살기 위해 엄마에게 매달렸다.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나는 끊임없이 질문했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결국 책 속에서 나는 진실을 발견했고, 그 진실을 온몸으로 느끼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경험해보아야 진실에 더 가까워 질 수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는다.
이성의 논리로 이해하려 했던 육아..... 책으로 이해한 육아와 실제 육아가 다르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4년 동안 아이와 함께 뒹굴고 느낀 현장의 육아가 육아서의 이론적 육아와 다르다는 사실을 통해 나는 진실에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수없이 흘려야 했던 눈물의 시간들, 그 시간 속에 건져 올린 삶의 진실들, 그 진실을 이해하기 위해 읽었던 책들로 인해 지금의 내가 되었지 않았나 싶다.
나는 내 아이에게 책육아를 하고 있다
책육아에 대한 엄마의 생각도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해가는 것을 느낀다.
처음엔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해주길 바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건만, 은근슬쩍 엄마의 욕심이 올라오곤 한다. 조금 더 유능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인재로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이 또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엄마책을 읽으며 변화되고 성장하는 엄마의 내면만큼 아이의 책육아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바뀌어 간다.
앞으로도 책육아는 꾸준히 해나갈 것이다. 아이가 책을 읽고 스스로의 삶에 질문을 던지는 경이로운 순간을 경험하길 엄마는 간절히 소망한다.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질문을 찾기 위해 본인의 책을 집어 드는 그 순간 아이는 성장을 시작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엄마가 할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이것저것 좋은 책을 권해주고 함께 읽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엄마 스스로의 삶이 아닐까 싶다.
엄마는 꿈꾼다. 삶과 글이 하나가 된 진실한 삶을 살 수 있기를.....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엄마는 더 많은 눈물을 흘릴 것이고, 그 눈물의 시간 속에 삶의 진실들을 건져 올릴 것이고, 그 진실을 발견해 내기 위해 애쓸 것이다. 그런 삶을 살아갈 때 사람은 진정으로 강해지고 뜻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가슴에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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