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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에 대하여
    카테고리 없음 2021. 5. 30. 08:16

    2021,05.30 (일) 70일차

     

    친정아빠가 응급실로 실려가셨다는 소식을 처음 들은건 금요일이었다. 

    병원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괜찮다고 하셔서 마음을 놓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토요일 아침 또 다시 친정엄마의 연락을 받았다. 

    말투가 어눌하고 손 떨림증상이 있어서 핸드폰도 잘 만지지 못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아빠는 다시 응급실로 실려갔다. 

     

    오전에 대학원 면접이 있어서 당장 달려갈 수 없었다. 

    그래서 오빠에게 연락을 했는데 소식이 없다. 

    어쩔수 없이 새언니에게 연락해 오빠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병원에 도착했다는 오빠 연락을 받고 조금은 마음을 놓고 면접을 치뤘다. 

     

    면접 마치고 오빠와 통화를 했다. 

    코로나로 병원 출입이 자유롭지 않아 연락이 어렵고 짜증섞인 엄마의 이야기를 오빠는 감당하지 못했다. 결국 아빠 얼굴도 보지 못하고 돌아섰다고 했다.

     '점심도 못 드셨을텐데, 옷도 불편하실텐데.....'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지만 많은 이야기를 삼키고 알았다고 하고, 서둘러 떠날 춘비를 했다. 

    병원 출입이 어렵다고 해서 남편과 아이는 두고, 나만 나섰다. 

     

    경춘가도를 달리며, 눈물로 오고가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중환자실에도 여러번 들어가셨던 아빠라 얼마나 가슴을 졸이며 오고갔던 길이었는지 모른다. 

    그래도 오늘은 그때에 비하면 견딜만했다. 

     

    출발하며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먼길을 뭐하러 오냐는 엄마에게 '엄마, 아빠 얼굴보러 간다'고 말했다. 

    지난 엄마 생신때도 내려갔다가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축하도 못하고 돌아선게 마음에 걸렸던 터였다. 

    서둘러 춘천으로 내려가 엄마를 만났다. 

    맛난 점심을 사드리려고 했는데 아빠가 병원에 계시니 마음이 여유가 없다. 

    친정 집으로 가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병원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챙겼다. 

    그래도 병원에 왔으니 아빠 얼굴은 보고가야지 싶어 내가 먼저 다녀오겠다고 하고, 

    엄마를 로비에 앉아 기다리시게 했다. 

     

    올라가서 아빠를 만나려는데, 아빠는 병실에 앉아 있었다.  앉아 계시기는 했지만 의식이 또렷하지는 못하셨다. 

    운동화가 불편하실까봐 가져간 슬리퍼를 꺼내 드리고 손도 만져 드리고 등도 쓰다듬어 드렸다. 

    그리고 기분 좋게 해드리려고 함께 사진도 찍고 카톡에 사진도 보내드리고 했다.

    확인해 보시라는 이야기에 핸드폰을 드는데 손이 떨리는 모습이 보인다. 

    마음이 아프지만 내색하진 않았다. 

     

    - 아빠 손이 조금 떨리네.... 

    - 핸드폰이 무거워서 그래.

     

    - 아, 그렇지 핸드폰을 이번에 무거운걸로 바꾸셨구나. 

    - 응. 

     

    아빠는 애써 휴대폰을 클릭해보려 했지만 되지 않는듯 했다.

    내가 아빠 손가락을 가져다 눌러 드리고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드렸다. 

    짧은 인사라 아쉬웠지만, 로비에서 기다리는 엄마도 걱정이 되어 인사하고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간호사실에 들러 상황을 물었다. 

    암모니아 수치가 높아 간성혼수 상태가 왔는데, 유해독소 제거를 위한 관장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암모니아 수치가 높아관장을 더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퇴원은 어렵겠다 싶었는데, 상주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더 걱정이 되었다. 

    엄마도 체력이 좋지 않은데 어쩌지....

     

    간성간암과 간경화로 간의 기능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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