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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회복 지원 사업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코로나 시대, 안녕하신가요/코로나와 학교 2022. 9. 2. 00:16
코로나 시기......초등학교 딸아이를 둔 엄마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쌍방향 원격수업에 숨 가쁘게 적응해야 할 교사로,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고, 보내고 있다.
2020년...초등학생이던 딸아이를 혼자 두고 출근해야 하는 엄마는,
발길이 채 떨어지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잠깐 외출해 집에 들러 아이 점심을 챙겨줄 때,
엄마 없이 온라인 수업을 하고, 종일 혼자 지내야 하는
아이의 외로움과 적막함을 돌봐주지 못하고,
컴퓨터만 눈 빠지게 본다고 타박만 했던 엄마가 미안했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온라인 수업...엄마, 아빠 출근하신 후에 잠이 들어 수업에 미처 들어오지 못한 아이들,
전화해서 채근하고 수업에 들어오게 하느라,
제시간에 잘 접속해 열심히 수업 듣는 아이들 격려해주고 칭찬해줄 짬이
턱없이 모자랐다.
중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새로 맞춘 교복은 제대로 입어보지도 못하고,
6월 1일이 되어서야 하복 입고 처음으로 학교에 가던 날,
아이들 보면서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이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2021년 9월쯤,
교육 회복 종합방안으로
<사회성 회복을 위한 학생활동 지원계획>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학생 간, 학생과 교사 간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학교 자율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시책사업이었다.
코로나 시대에 꼭 필요했던 국가시책 사업이라 반가운 마음에,
동료샘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세웠다.
아이들의 잃은 것들을 다시 되찾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힘든줄도 모르고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신청하고
마음을 모아서 사업을 진행했다.
활발한 <사회성 회복 프로그램> 운영 사례에 관심을 갖고,
도 교육청과 연구원에서 지원해 주어 아이들과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보다 많은 학교에서 다양한 <사회성 회복 프로그램> 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료집 제작을 하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연락이 왔다.
그 후, 경기도교육청의 교육 회복 도움 자료 개발위원으로 위촉되어,
여름방학 동안 기쁜 마음으로 자료집 제작에 참여하였다.
그리고 2022년 9월 1일 오늘, 교육 회복 도움 자료 최종본이 나왔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모쪼록 자료집의 내용들이 참고 자료로 활용되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은 것들>에서 저자 김현수는 말했다.
60p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불확실성과 불규칙성을 견디면서
그래도 잘 버텨온 것을 어른들이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당연하지 않은 것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102p
코로나 시기 또래 경험, 학급 경험, 친구와의 친밀함을 형성하는 경험이
부족했던 아이들에게 이 경험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방책이 필요하다는 것도 인정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198p
사소하게는 입학식 못 한 아이들, 졸업식 못 한 아이들도 챙기고,
'우리 반' 으로서의 소속감이 없는 채로 끝날 아이들과
이 제한된 시간과 여건 안에서 열정 충만하게 소속감을 높일 이벤트를 하는 것,
그래서 깨진 우리 반의 응집력을 다시 강력 접착제로 붙이는 일,
이런 일들이 우리를 회복시킬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자의 이야기 덕분에, 아이들이 잃은 것들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 내가 있는 학교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마음을 쓰며 걸어온 시간이었다.
오늘 교육청에서 협의회가 있어 출장을 다녀왔다.
코로나로 인해 부족한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교육부)도 지자체도
'교육예산 삭감'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학교는 지식을 기반으로 교과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
학교 및 지역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잠재적 교육과정을 구상하고 운영하는 역동적인 곳이다.
공교육에서의 경험이 전부인 아이들도 생각보다 많다.
그런 아이들에게 '기초학력 증진'뿐 아니라 사회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부디, 교육 현장에서 어른들이 놓치고 있던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고,
코로나 트라우마를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 관계자들의 관심과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함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더불어 나는 교육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그런 교사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