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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공자의 집
    글쓰며 사는 삶/엄마를 부탁해 2020. 12. 26. 23:52

    엄마는 오늘 춘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 다녀오는 날...

    지난주부터 마음이 쓰였는데 시간을 내서 다녀왔다.

    힘든데 뭐하러 오느냐 하면서도, 내려간다고 하니 기다리시는 부모님......

    괜찮다는 부모님 이야기만 듣고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가서 환부도 살펴보고, 거동은 어떠신지도 살펴보고 나니 마음이 놓인다. 

    그동안 마음이 힘드셨는지 엄마가 앓아 누우셨다. 

    몸이 안좋으신 그냥 계셔도 좋으련만, 

    먼길에서 온다고 챙겨보낼 반찬을 기어이 만드신다. 

    나물을 볶고, 밑반찬으로 정성스레 볶아둔 멸치와 장아찌, 

    아침 일찍 배달해온 시루떡까지......

    그렇게 한가득을 싸놓으시고서야 자리에 앉는 엄마다. 

     

    오늘은 많은 이야기를 하셨다.  

    부모가 너무 오래 사는것도 죄라고도 했고, 

    혹여나 아파서 병원에가게 되더라도 산소호흡기를 끼우지는 말라고도 했다. 

    국가 유공자인 아빠가 먼저 가시면 좋겠고, 

    한 달 후에 엄마도 따라가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래야 국공묘지에 함께 묻힐수 있다며, 

    당신들 가실곳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계셨다. 

    화장을 해달라는 말도 하셨고, 

    미안하고 고마다는 말도 하셨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나워야 하는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울지 말아야지 생각하며 입술을 깨물고 들었다. 

    그리고는 점심을 함께 먹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라 색다른 것이 드시고 싶다고 했다. 

    오빠가 보내준 피자를 드시며 아이처럼 좋아하시기도 했다. 

    먹기좋게 잘라 드리니 맛나게 드셨다.  

    후식으로 드시라고 천혜향을 까서 놓아드렸다. 

    고맙다고 하시는 엄마, 아빠 이야기에 목이 메인다. 

     

    나는 마지막까지,

    애써 밝게 웃으며 명랑하게 이야기 했다. 

    그렇게 하는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리고는 꼭 안아드리고 뽀뽀해 드리고 헤어졌다. 

     

    우리 부모님... 

    몸도 마음도 많이 약해지신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조금더 자주 시간을 내어 다녀와야겠다 생각을 했다. 

     

    올라오는 길이 조금 힘들었지만, 

    루시 보고싶은 생각에 열심히 운전을 했다. 

    다행히 차가 밀리지는 않았다. 

     

    크리스 마스 이브이니 아이와 함께 파티해야지 싶어, 

    아이 좋아하는 피자도 주문하고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샀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와 맛나게 저녁 먹고 파티를 했다. 

     

    내일부터 이틀이나 free day를 맞이할 생각에 녀석은 신이 났다. 

    아이 샤워하는 동안 선물을 포장해 옷장 깊숙하게 숨겨두고, 

    잠시 누워있는다는게 기절해 버렸다...

     

    몸은 힘들고 피곤했지만,

    부모님과 딸아이를 기쁘게 해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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