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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NISH」를 읽고
    나로 선다는 것/책이야기 2020. 10. 27. 22:27

    「FINISH」

    끝내지 못한 것들의 무덤 속에서 힘 빼고, 가볍게 해내는 끝내기의 기술

     

     

    어린 시절 꿈꾸던 교사가 된 이후로도 나는 무언가 성취하기를 바랬다. 무엇이 되기 위해 나는 매해 아이들과 함께 학급 문집, 동아리 문집을 만들었고 그 과정을 함께하는 시간들이 즐거웠다. 결과물은 나름의 만족감은 남겼지만 성장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내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에 갈급함을 더해갈 때 삶의 방향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삶의 고민은 자연스레 무엇을 성취할 것인가로 연결 되었다.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주는 성취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완벽한 나에 대한 갈망이 내 안에 가득했다. 그 갈망을 어떻게 채워갈 것인지를 고민할 무렵, 나는 아이 엄마가 되었다.

     

    아이 엄마가 된 후로 나는 더 이상 완벽을 가장할 수 없었다. 그런 나를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내게, 불완전함을 인정하라며 다그치는 상황들이 버겁게 느껴졌다.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주저앉을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걸어 나갈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

     

    아이로 인해 승진을 포기(교포)해야 상황은, 오히려 순수한 교육적 열정을 되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 육아로 가장 손이 분주했던 그 시기에 나는 다시 시작했다.

    늘 만족감만 주었던 문집 만들기에서 탈피하여, 성과를 얻기 위한 개인 연구 (현장연구)에도 의욕적으로 도전했다. 그리고 나는 보기 좋게 실패했다. 실패했지만 만족했다. 내가 아이들과 함께했던 활동은 나와 아이들에게 만족감을 주었기에 웃으면서 다시 도전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도전했고, 그 다음해에는 만족감과 함께 성과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재미였다.

     

    91> 만족도와 성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훌륭한 원칙은 재미 찾기이다. 재미 찾기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접근 방법 중 하나다.

     

    만족도와 성과를 동시에 추구해가던 재미있는 활동을 접고 돌연 휴직을 했다.

    엄마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나의 모든 것들을 다 내려놓기까지 많은 고민과 번뇌가 있었다. 내가 이루어 놓은 성과,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나는 아이 눈을 바라볼 용기가 없었다.

     

    엄마가 전부였던 그 시기에 제대로 곁에 있어주지 못했던 미안함은 그 어떤 성취에도 불구하고 내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나는 아이 곁에 머물렀다. 아이 곁에 머무는 동안,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 생각이 많았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달콤했다. 너무 늦게 돌아온 엄마에게 타박한번 없이 한달음에 달려와 품어준 고운 내 아이에게 엄마의 시간을 온전히 내어주고도 싶었다. 이렇게 살아도 행복할 것 같은 순간들이 지속되었다. 하지만 아이에게 내어준 내 시간을 나중에 돌려달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되물었지만 자신이 없었다. 어린 시절 곁에 머물러 주지도 못했던 엄마였으면서, 다 자라 자유로이 날아가고 싶은 녀석에게 엄마 걱정 끼치느라 짐이 되고 싶진 않았다.

     

    아이에게 온전히 내 시간을 내어주고 싶은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라도 나는 나를 놓치 않아야 했다.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을 최선을 다해 주되, 내 인생 되돌려 달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도록 나를 세워야 했다. 그런 나에겐 엄마공부는 절박했고 절실했다.

     

    그렇게 나는 책을 읽었고, 강연장을 찾았고, 지금 글을 배우는 선생님을 만났고, 글을 쓰기 시작했고, 목표를 세웠다.

    글쓰는 삶을 선망했지만, 한번도 내 삶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었던 그 삶을 돌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생애 최초의 초고 작성을 목표로 3년째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206> 과거의 경험을 살펴보며 교훈을 얻어, 목표를 수정하고 변경하는 일은 실패가 아니다. 오히려 성공에 가깝다. 당신에게 중요하지도 않은 목표를 세워 놓고 힘겨운 과정을 절뚝이며 헤쳐 나가는 대신, 현재 목표를 다듬거나 더 나은 목표를 선택하는 편이 훨씬 낫다.

     

    2016년 처음으로 내 생애 최초의 초고 완성을 목표로 나는 글쓰며 사는 삶을 시작했다. 초고완성 목표를 성취하지는 못했지만 실패를 통해 배웠다. 매일 글쓰기를 통해 글쓰기 근육을 키웠으며, 아이와의 시간에 충분히 몰입했고, 그 몰입한 삶을 글로 기록하며,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방향을 찾았다.

     

    2017년 다시 내 생애 최초의 초고 완성을 목표했지만 다시 실패했다. 하지만 괜찮다. 서생님께서 이끌어주신 덕분에 주제가 있는 글쓰기를 통해 주제에 집중하여 쓰는 연습을 시작했고, 초고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20184년의 휴직을 마무리 하고 나는 다시 일터로 돌아갔다. 삶의 반경이 변화되면서 내가 쓰고자 하는 글과 삶이 일치하지 못함에 따른 조급증이 일었다. 복직 전에 마무리 하고 싶어 무리하게 계획을 세웠지만 역시나 역부족 이었다. 그런 내가 과연 내생애 최초의 초고 완성의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있을까?

     

    그런 나에게 피니시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213> 예상과 달리 일의 진행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세 가지를 조정하기

     

    1. 목표

    당신이 목표달성의 근처에도 가지 못할 것을 깨닫게 된다면 이 목표를 낮춰 잡기

    2. 마감일

    - 성과를 8주마다 측정하는 대신 16주마다 측정하는 것으로 늘리기

    - 목표로 삼은 기한을 늘렸더라면 그가 원하는 성과를 얻을 확률도 크게 높일 수 있었을 것

    3. 대책

    -결승선에 도달하기 위해 추가 대책 마련하기.

     

    복직 이후 절대적으로 부족해진 시간을 인정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로 수정해야 겠다. 현재 상황으로는 주중엔 글쓰기에 몰입할 시간적 여유를 내기가 버거운 상황이니, 주말(, ) 새벽 3시간을 확보해 주제 글쓰기를 해 나가야 겠다. 그렇게 진행하면 대략 12월까지 5챕터 50꼭지의 글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내생애 최초의 초고 완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의 일상을 들여다 보고, 데이터도 수집해 볼 참이다. 매일 글쓰기와 책읽기에 얼만큼의 시간을 내어주고 있는지, 써낸 글과 읽은 책의 page수를 누적해 보려 한다.

     

    243> 당신이 감히 끝마치기를 거부한 목표는 지끈거리는 두통을 주고, 그 두통에서 괴물이 생겨난다. 그 괴물은 완벽주의에 여러 차례 굴복한 뒤 자신의 목표를 포기하고 다른 누군가의 목표도 파괴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때 깨달아야 한다. 곧장 행동해야 한다. 실패하겠지만 또 다시 도전해야 한다.

     

    초고완성의 끝이 보이지 않아 막막했던 나에게 끝까지 가려면 출발 지점을 바라보라는 이야기는 큰 힘이 되었다. 글을 쓰리라 처음 마음먹었던 2년 전에 비한다면 지금의 나는 제법 멀리 걸어왔음을 느낀다. 그렇다면 다시 운동화 끈 다시 질끈 묶고 걸어가야 겠다.

     

    나는,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끝까지 해낼 것이다. 그래서 나 자신과의 약속을 꼭 지킬 것이다. 그 약속 앞에 흔들릴 때마다 피니시를 곁에 두고 읽고 다짐하며 그렇게 걸어가는 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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