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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을 사랑하는 기술(Philosophy for life),철학이 내게 준 선물
    나로 선다는 것/책이야기 2020. 9. 30. 23:46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꾼다. 그 꿈을 향한 여정에 밝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어둠은 조금씩 우리들 삶에 스며든다. 걷어 내려하지만 그럴수록 더더욱 속수무책이 되어간다. 수없이 많은 절망이 거듭되고, 무릎을 꿇게 하는 어둠(죽음, 임사체험)이 찾아오고서야,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한다.

     

    그동안 내달렸던 시간들이 진정 행복했는지? 하려고 했던 중요한 일을 모두 이루어 냈는지? 내가 되고 싶은 종류의 사람이 되었는지? 누군가를 잘못된 길로 이끌지는 않았는지? 수많은 질문이 어지럽게 오고간다. 오랜 시간 교육을 받았다지만, 감정을 다스리는 법, 삶의 목적에 대해 숙고하는 법은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감정을 변화시키는 법, 역경에 대처하는 법, 최선의 삶을 사는 법을 어디에서 배워야 할까?

     

    이 책은 저자 줄스 에번스 자신과 그녀가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어둠에 관한 이야기이고, 밝음으로 걸어 나가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다. 저마다의 어둠이 다르듯, 밝음으로 걸어 나가는 여정 또한 같을 수 없다. 12명의 고대 철학자들은 저마다 꿈꾸는 좋은 삶과 행복의 여정에 대해 설파한다. 서로 다른 여정이 한권의 책에 담길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삶이란 합리적이고 자제력 있고 자족할 수 있다는 소크라테스식 가설과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일 것이다.

     

    운명론과 엄숙하고 철저한 금욕주의적 스토아 철학은 지성에 의해 감정을 절제하도록 한다. 우리는 스토아 철학을 통해 감정이 어떻게 생겨나고, 부정적 감정을 바꿀 수 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럼으로써 모욕, 무시, 전쟁, 끊임없는 잔인성 등의 심각한 정신적 외상으로 인한 최악의 상황에 품위 있게 직면하고 저항할 수 있다.

     

    인간 스스로의 치유의 힘을 믿었던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며, 스스로에게 행할 수 있는 의술의 한 형태라고 믿었다. 부정적 감정이 발목을 잡을 때, 그렇게 생각한 자신의 믿음을 관찰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하며 보다 합리적 반응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통제력 밖의 일들을 경험하고,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제한적 통제력밖에 지니지 못한 자신의 삶 앞에 절망한다. 이럴 때는 노예의 신분으로 통제할 능력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불확실성과 억압을 극복하고 평정심과 강한 정신력을 유지해 나갔던 에픽테토스의 철학에 기대어 보자.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절망하지 않음으로써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남으로써 영혼의 주인으로 사는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철학의 실천력에 대해 강조했던 무소니우스 루푸스(스토아 철학)는 자신의 파괴적 사고 습관과 싸우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시도해, 그것이 습관이 될 때까지 연습하고 실천하는 방법으로써의 일기를 권한다.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킨 사건을 돌아보며 어떤 믿음이 그런 감정을 유발했는지를 기록한다. 그 기록을 통해, 삶이 요구하는 것들로부터 물러나 자신의 생각을 돌아보고, 힘든 상황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며, 마음을 유연하게 만든다. 새로운 마음가짐이 습관이 될 때까지 연습하고 실천한다. 일기를 통해 흔들리지 않게 단련되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것은 덤이다.

     

    일상생활 속에 자주 당면하는 화(분노)로 일상생활이 위태롭다면 세네카의 지혜에 기대어 보자. 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무엇인지 기록하고, 울화통이 치밀면 타임아웃을 가지면 단기적 화를 다스리는데 도움이 된다. 자신의 이성과 자제력의 한계에 대한 인식은,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다는 과대평가를 내려놓을 수 있게 도울 것이며, 장기적으로 마음의 평온을 선물해 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노력해보지만, 생각했던 행복감을 느낄 수 없다면 에피쿠로스 학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적고 단순하게 욕망할수록 충족시키기 쉽고, 일을 덜하게 되며, 친구들과 함께 보낼 시간이 더 많아지게 될 것이다. 우정을 좋은 삶의 중심에 놓은 에피쿠로스의 이야기를 통해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 그리 많지 않음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으로서의 성취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대다수 사람들은 지식, 자유, 창조성, 성취, 초월 등 그 이상을 원한다. 그런 고차원적인 것들이 우리를 불안하고 불만족스럽게 만들지라도 말이다. 결국 우리는 우리 삶에 기분 좋은 것을 넘어서는 더 고차원적인 의미가 닮긴 좋은 삶을 갈망하게 된다.

     

    이런 삶에 대한 갈망이 스스로를 불안하게 할 때는, 헤라클레이토스가 권하는 조망하며 사색하는 기술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헤라클레이토스는 분명히 보이는 혼돈 뒤의 우주를 통합하는 우주적 지성( 로고스)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더불어 인간을 육체를 지닌 로고스로 인식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는 것은 자신의 본성 안에서 우주를 찾는 일이라는 생각했다. 이를 위해 자기 삶에서 줌아웃해서 거리를 두고 우주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거리두기 기법축소기법을 적극 활용해 보자. 큰 그림을 한번 보고 나면 더는 그전과 같은 방식으로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통제할 수 없고 거칠고 폭력적인 세상은 여전히 존재하고, 인간은 그 세상 앞에 종종 무릎을 꿇는다. 이럴 때는 인간의 비합리성을 깊이 이해한 피타고라스의 철학을 만나보자. 철학적 통찰력이 신경계의 일부가 되도록 하기 위해, 금언, 놀이, 상징, 이미지를 이용해 자신을 지탱해 줄 삶의 지침으로서의 철학을 암기하고 되풀이하도록 했다.

     

    세상에 대한 독단적으로 해석으로 인해 발생한 정서장애를 겪고 있다면 회의론자의 철학에 주의를 기울여 보자. 그들은 지식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철학의 본질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잠정적 가설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는 스스로의 정서적 믿음에 질문을 제기한다. 정말이야? 확실해? 증거 있어? 이러한 질문을 통해 갑자기 자기 생각이 멈춰지고 평온을 얻는 순간, 흐트러지지 않는 평온한 마음상태가 찾아올 것이다. 스스로 부여했던 모든 규범과 틀은 사라지고 무한한 자유가 생기며, 그곳으로부터 삶을 창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문명화된 관습의 잘못된 가치를 버리고 가난하고 금욕적이며 도덕적으로 자유로운, 본성을 따라 사는 삶을 꿈꾼다면 견유학파 디오게네스의 철학에 관심을 가져도 좋다. 그의 철학은 남들의 비웃음과 조롱에 신경 쓰지 않도록 단련하며, 자신의 기준에 따라 좋은 사람이 되기를 갈망한다. 지위를 과시하고 사치를 부리기 위해 외양을 꾸미는 일은 하지 않고 내적 풍요의 삶을 위해 애쓴다.

     

    플라톤은 자신의 생각을 초월하여 전체를 이해하는 고결한 열망을 추구하는 삶이 좋은 삶이라고 믿었다. 이성을 이용해 충동을 억누르고, 모든 영혼이 신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스스로 진리를 향해 올라가기 위해 이성을 이용해 충동을 억누르는 연습을 하고, 이를 통해 통합된 하나의 자아로서의 전인을 꿈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교육을 힘을 강조했던 철학자 플루타르코스는, 다른 사람과 같아지거나 더 뛰어나고 싶은 야망을 좋은 목적으로 이끌고자 했다. 환경적 부분(어떤 부모에게 태어날지, 어떤 사람들 사이에서 자랄지)은 선택할 수 없지만, 역할 모델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영웅의 이야기를 통해 영웅들처럼 용감해지거나, 저항하거나, 금욕적이 될 수는 없을지라도, 그런 영웅들에게 조금 더 가까워지겠다는 열망은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의식적으로 롤모델을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안에 있는 최악이나 최저가 아니라 최선이나 최고를 끄집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기 본성을 충족시켜 행복과 성취로 이끄는 삶을 좋은 삶이라 믿었다. 특히 진정한 행복은 인간 본성에서 가장 고결하고 가장 좋은 것을 성취하는 데서 오는 기쁨 에우다이모니아-이라 했다. 이를 위해서는 이성을 이용해 감정을 좋은 쪽으로 이끌어야 하며, 중도의 미덕을 얻기 위한 연습으로 몸에 배게 한다. 이러한 연습을 통해 사람들은 의미 있고 도전의식을 북돋우며 사람들과 함께하는 재미있는 것이라면 돈을 덜 받거나, 아예 받지 않아도 그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시간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만들어내는 일에 정성을 다하게 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대 그리스 철학이 우리에게 좋은 삶의 한 가지 모델이 아니라 여러 가지 모델을 제시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모델들은 모두 인간은 스스로를 알 수 있고, 바꿀 수 있으며, 합리적 철학을 통해 자신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믿음에 의존한다. 하지만 그 모델들은 사회와 인간의 관계, 신과 인간의 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런 철학들에는 서로 다른 가치판단이 따르는데 그 판단은 각자가 스스로 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각각의 접근법들을 익히고, 그 차이점과 논쟁점을 살펴 자신에게 찾아온 어둠의 순간을 헤쳐 나가기 위해, 스스로의 삶을 지탱할 철학을 가늠해보자. 그 선택이 땅, , 명성을 주지 못하더라도, 합리적이고 자제력 있고 자족할 수 있는 삶, 최고의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선물해 줄 것이다. 흔들리는 최선의 삶을 사는 법을 배우고 싶은 이땅의 모든 흔들리는 영혼들에게 삶을 사랑하는 기술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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